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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의외의 AI 수혜주'로…AI 데이터센터 열 식힌다

정실장의 해외선물 2024. 6. 5. 09:14

주가 5개월여 만에 10만원선 돌파
외인 지분율 약 3년 만에 31% 넘어

나날이 높아지는 실적 전망
'냉각 설비' 칠러로 데이터센터 열 식혀

백색가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LG전자가 의외의 인공지능(AI)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확장 경쟁을 벌이면서 AI칩이나 서버 열기 등을 식혀주는 냉난방공조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죠. LG전자는 초대형 냉방기 '칠러'를 활용해 세계 곳곳에 지어지고 있는 데이터센터에 냉각 설비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 주가는 지난 한 달간 12.8% 올랐습니다.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5개월여 만에 10만원선을 돌파한 데 이어 다음날 11만원대까지 치솟더니 현재는 10만48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LG전자의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이 2년8개월여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LG전자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지난달 28일부터 31%대(31일 기준 31.11%)를 유지 중이죠. 이는 2021년 9월3일 31.26%를 기록한 이후 최대치입니다.

LG전자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부터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4월까지만 해도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은 5월 한 달간 1590억원어치의 LG전자 주식을 사 모았습니다. 통상 외국인은 단기 호재보다 중·장기 성장성과 펀더멘탈(기초체력)을 보고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열 많은 AI 데이터센터…LG전자 '칠러' 주목

 

시장에선 LG전자의 냉난방공조 사업에 주목합니다. 공조 사업은 난방, 환기, 냉방 등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해 주는 시스템으로, 흔히 냉난방 설비를 말합니다. LG전자는 세계 곳곳에서 지어지는 데이터센터와 배터리 등 각종 공장에서 잇따라 공조 사업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가동되며 많은 전력을 소비합니다. 비슷한 규모의 건물과 비교하면 전력량이 최소 수십배에서 수백배가량 더 많습니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열도 상당하죠. 시설의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열을 잡을 냉각 시스템이 필수입니다.

LG전자 칠러 대표 제품인 터보 냉동기. /사진=LG전자LG전자는 최근 북미 지역에 신설되는 배터리 공장에 신규 수주를 따낸 데 이어 북미 지역에 위치한 대형 AI 관련 데이터센터에 냉각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증권가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주가의 최근 상승 배경엔 미국 데이터센터향 칠러를 활용한 대규모 냉각 시스템 공급이 있다"면서 "AI 수혜 가능성이 부각된 만큼 극심한 저평가 영역은 탈피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G전자의 칠러는 차갑게 만든 물을 열교환기를 통해 순환시켜 시원한 바람을 공급하는 설비입니다. LG전자는 2011년 LS엠트론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하며 칠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배터리 공장, 원자력발전소에 열 관리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나날이 높아지는 LG전자 실적 전망

 

LG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실적 전망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전자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3.8% 늘어난 4조410억원입니다. 이 기간 매출액은 4.5% 증가할 것으로 봤죠. 이후 2026년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올해 추정치보다 각각 10.4%, 33.3% 급증한 97조2629억원과 5조3896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전자 가전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에어솔루션 매출이 올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봤습니다. 공조 사업은 에어솔루션 부문에 포함됩니다. 그는 "LG전자가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과 발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공조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며 "향후 기업간거래(B2B) 공조 사업 부문의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