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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 파고 내려간 신세계…中단체관광객 돌아오면 회복할까

정실장의 해외선물 2024. 1. 15. 09:55

연말 강세장서 횡보하고, 연초 약세장서 더 빠져
“中인바운드 여행사 인프라 정상화…춘절 이후 단체관광 회복 기대”
4분기 백화점 매출 호조 공감대…추세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신세계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 둔화와 보복성 해외여행에 더해 물가 상승이 백화점 실적을,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입 회복 지연이 면세점 실적을 각각 짓누른 결과입니다.


증권가에선 ‘저평가 매력’ 이야기가 나옵니다. 백화점·면세점 종목 중 밸류에이션이 가장 매력적이라는 겁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입에 따른 면세점 실적 개선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다만 백화점 실적 회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증권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립니다.

 

12개월 선행 PER 4.6배…“부담 없이 접근 가능”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신세계는 1.29% 오른 16만53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직전 거래일인 10일 16만3000원으로, 종가 기준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운 뒤 소폭 반등했습니다. 올해 들어선 뒤에는 5.65%가 하락했습니다.


신세계 주가는 작년 말의 강세장의 수혜에서도 비켜나 있었습니다. 작년 11~12월 코스피지수가 16.56% 오르는 동안 신세계의 상승폭은 3.79%에 그쳤습니다. 시장 대비 상승장에선 덜 오르고, 하락장에선 비슷하게 빠진 겁니다.

이쯤되면 관심종목 리스트에서 신세계를 제외해야 할 법하지만, 신세계에 대한 분석을 제시하는 17개 증권사 모두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 중입니다. 올해 들어 분석을 업데이트한 5개 증권사 중 키움증권과 DB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내렸지만, 나머지 세 곳(NH투자증권·대신증권·한화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유지했습니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저평가 매력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주가가 2021년 5월 이후 2년반 넘게 우하향곡선을 그려오면서 실적과 비교해 주가가 저렴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업종 내에서 비교해봐도 그렇습니다. 신세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69배입니다. 호텔신라(14.18배), 롯데쇼핑(8.14배)에 크게 못 미칩니다. 그나마 현대백화점이 5.14배로 신세계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백화점 부문은 소비 침체에 따른 실적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큰 가운데, 면세점 부문 또한 중국인 단체 관광객 수요 회복이 더딘 점이 신세계 주가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면세점, 춘절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 수요 회복될 것”

 

신세계의 주가를 짓누르고 있던 요인들이 올해는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선 면세점 부문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업황 반등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인바운드 여행사 인프라가 정상화되면서 2월 춘절 이후 그룹투어 등 중국인 관광객 회복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수익성을 짓누르던 ‘체화재고(오랜 기간 팔리지 않은 재고)’ 문제도 올해 1분기 실적부터는 완화될 전망입니다. 면세점업체들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중국의 기업형 보따리상인 따이공에 대한 영업을 축소하면서 쌓인 체화재고를 처분하면서 작년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습니다.
인천공항 면세점의 모든 구역 영업이 시작된 점도 긍정적입니다. 작년 11월에 제1터미널의 화장품 구역, 12월에 패션잡화 구역이 오픈하면서 매출이 완만한 우상향 흐름을 나타냈을 것이라고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추정했습니다. 다만 작년 4분기 면세점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점쳐졌습니다. 면세구역 추가 오픈에 따른 임차료 부담 상승과 연말 할인판매 영향 때문입니다.

 

백화점 매출 회복 이어질까…증권가 의견 갈려

 

주력 사업인 백화점 부문의 회복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작년 4분기에 예상보다 나은,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의 기존점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이란 공감대는 형성돼 있습니다. 주영훈 연구원은 “패션 카테고리 매출이 회복 추세를 보인 가운데, 입주 물량 증가에 따라 가전·가구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효과”라고 분석했습니다.


관건은 소비경기 회복이 추세적으로 이어지느냐입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작년에 급격히 증가했던 해외 소비가 올해는 진정되면서 국내 소비 여력이 다소 증가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가 진행될 경우 하반기 중 소비 회복 기대감으로 순수 내수 소비주들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박상준 연구원은 신세계백화점의 기존점 성장률 반등이 추세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작년 4분기 패션 카테고리의 매출 호조가 11월의 이른 추위 때문이고, 소비 심리 반등 속도도 둔화됐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허제나 연구원도 “올해는 내수 소비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경기 침체가 1년 이상 이어진 데 따른 기저효과로 5개 분기만에 이익 증가가 시작된다는 관점에서 주가가 바닥을 다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