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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칩' 자체 개발에…수혜주로 주목받는 가온칩스

정실장의 해외선물 2024. 4. 23. 08:55

자체 AI 칩 개발에 가온칩스 역할 중요

1년새 주가 7배 뛰어…올 들어선 66% 급등
실적 성장성 주목…매년 2배가량 증가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가온칩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혜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뛰고 있습니다. 향후 빅테크의 자체 칩 개발 수요가 늘고 AI 반도체가 확산하면서 중간에서 맞춤형 설계를 조율해줄 디자인하우스의 역할이 주목받으면서죠.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당 10만원을 웃돌던 가온칩스 주가는 지난 19일 전 거래일보다 5.93% 내린 9만5200원에 마감했습니다. 가온칩스 현 주가는 작년 1월 장중 저점(1만3200원) 대비 7배 넘게 뛴 수준이죠. 시가총액도 이 기간 1500억원대에서 1조900억원대로 불어났습니다. 올 들어선 주가가 66.4%나 급등했죠.

가온칩스는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나 세트(완성품) 업체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디자인하우스입니다. 주로 팹리스의 코드를 제조용 도면으로 설계해 파운드리 공정에 맞춰주는 게 주요 업무죠. 10여년 전 6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현재 인력이 200여명에 달합니다. 또 삼성전자 디자인솔루션 파트너(DSP)이기도 하죠.


시스템 반도체 생산에서 디자인하우스를 빼놓고 말할 수 없습니다. 팹리스와 파운드 간 가교 역할뿐 아니라 팹리스에 아키텍처(설계)를 제공하고 후공정(패키징·테스트)까지 모두 커버하기 때문입니다.

 

해외서 AI 반도체 계약 수주…실적 고성장세

 

최근 일본에서 전해진 소식 덕에 가온칩스가 주목받았습니다. 가온칩스는 2022년 일본에 법인 세우는 등 일본 시장에 공들였는데, 지난 2월 일본 법인이 약 557억원 규모의 공급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죠. 가온칩스가 고객사 명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반도체 업계에서는 일본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로 추정합니다.


권태우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 공시를 통해 기술 경쟁력은 이미 입증됐다고 판단한다"며 "공식적으로 2나노미터(nm) 공정을 수주한 최초의 글로벌 디자인하우스로도 주목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에선 가온칩스의 성장성에 주목합니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가온칩스가 올해 연결 기준 매출액을 1027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했죠.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1.4%, 84.1% 증가한 수치입니다. 내년과 2026년 추정 매출액은 각각 1742억원, 2850억원에 달합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162억원, 300억원으로 추정했죠. 매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봤습니다.
또 가온칩스는 현대차증권이 타이거7이란 명칭으로 선정한 주요 반도체 부품·장비 관련 종목에 속합니다. 타이거7은 미국의 매그니피센트7, 일본의 사무라이7과 같은 맥락에서 반도체 업황 호조와 함께 실적이 개선돼 주가 상승이 기대되는 국내 반도체 부품·장비 7개사를 의미합니다.


삼성의 파운드리 생태계 확대를 위한 행보에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으로도 평가됩니다. 나아가 시장에선 선단 공정 레퍼런스로 AI 반도체 칩 프로젝트 수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따른 실적 고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봤습니다.

 

빅테크 자체 칩 개발 수요 증가…디자인하우스 밸류 주목

 

가온칩스는 일본에 이어 지난 1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미국 법인인 가온칩스아메리카를 설립했습니다. 최근 일본 법인에서 대규모 수주계약의 물꼬를 튼 만큼 이 레퍼런스를 가지고 해외에서 얼마나 많은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됩니다.

시장에선 국내 디자인하우스의 해외 수주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평가합니다. 해외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모르는 곳은 없지만, 국내 디자인하우스는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죠. 해외 팹리스가 '삼성+국내 디자인하우스'를 이용할 유인을 만들기 위해선 오직 기술력으로 무장하는 것밖엔 방법이 없습니다.


한 증권사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디자인하우스는 그동안 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에서 존재가치가 가려져 있었으나 최근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빅테크의 자체 칩 개발 수요 증가에 따라 가온칩스와 같은 디자인하우스의 밸류에이션도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