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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에스티 R&D 부진하다던데"…뜨는 신약 후보물질 다 있다

정실장의 해외선물 2024. 1. 2. 09:36

ADC 플랫폼 확보 및 비만치료제 개발 부각되며 12월에 20%↑
성장호르몬·당뇨신약 성장이 진단사업 매각 따른 공백 메워

 

박카스로 유명한 동아쏘시오그룹에서 전문의약품 사업을 담당하는 동아에스티가 올해의 마지막달을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매출액 기준 상위권 전통제약사 중 가장 돋보이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한 해를 마쳤습니다. 이 회사의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해 주식시장이 주목한 영향입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유행하는 키워드의 기술을 다수 확보하고 있습니다.

 

ADC에 비만치료제 후보까지…“초기에 몰려있다” 지적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8일 동아에스티는 6만91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달 들어 20.41% 상승했습니다. 유한양행(17.27%), 한미약품(16.84%), 대웅제약(11.34%), 종근당(10.79%) 주요 전통제약사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제약·바이오 섹터의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동아에스티의 상승이 두드러진 배경은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한 약물-항체 접합체(ADC) 플랫폼 기술 확보입니다. 동아에스티는 ADC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인 앱티스를 최근 인수했습니다.


ADC 플랫폼 기술은 최근 차세대 항암제 개발을 위한 유망 기술로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조 단위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특정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링커)와 강력한 세포 사멸 기능을 갖춘 약물(페이로드)을 결합해 효과적인 항암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앱티스가 보유한 링커를 활용해 동아에스티의 다양한 후보물질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저분자 원료의약품 생산에 강점이 있는 에스티팜을 활용해 페이로드 역시 동아쏘시오그룹이 자체적으로 생산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동아에스티는 최근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테마인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직 임상에 진입하지는 않았지만, 증권가 전문가들인 전임상 결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비만약 후보인) DA-1726은 전임상에서 노보노디스크의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와 비교해 더 많은 음식 섭취에도 비슷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인 바 있다”며 “후속 임상 진행 상황이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동아에스티는 현재 DA-1726에 대한 미국 임상 진입 승인 신청을 추진 중입니다.


또 아직까지는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 후보물질 DA-1241에 대해서는 미국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약계에서 관심이 높아지는 분야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동아에스티에 대해 “R&D 성과가 부진하다”는 혹평이 나오기도 합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적지 않은 신약을 개발한 이력이 있지만, 현재 파이프라인들은 상업화 효과를 이야기하기엔 너무 초기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내년 미국과 유럽에서의 시판허가가 기대되는 DMB-3115의 경우 스텔라라(우스테키누맙)라는 건선 치료제의 바이오시밀러입니다.

 

진단사업 매각했지만…성장호르몬·당뇨약이 내년부터 성장 견인

 

실적은 내년부터 전문의약품 판매 증가에 따른 본격적인 상장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진단사업을 매각한 데 따른 매출 공백에 더해 박카스 수출도 부진해 작년 대비 매출이 감소할 전망입니다.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동아에스티의 올해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별도 기준으로 매출 6049억원, 영업이익 321억원입니다. 1년 전 대비 매출은 4.86% 줄고, 영업이익은 5.25% 늘어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그래도 전문의약품 판매가 늘어나며 매출 감소를 상당 부분 방어했다는 평가입니다. 일등 공신은 인성장호르몬 ‘그로트로핀’입니다. 정유경 연구원은 그로트로핀에 대해 “영업이익률이 30% 이상으로 추정되는 고마진 품목”이라며 “매 분기 큰 폭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성장이 가파른 배경에 대해서는 “경쟁사의 공급 중단 이슈로 시장 점유율 확대가 용이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고성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자체 개발한 당뇨 치료 신약 슈가논(에보글립틴)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8% 성장했습니다. 다른 계열의 당뇨병치료제 성분과 슈가논을 합친 복합제로 라인업을 구축한 결과입니다. 최근에는 세 가지 성분을 합친 3제 복합제 슈가트리서방정(에보글립틴+다파글리플로진+메트포르민)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았습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지난 3분기에는 68억원이던 슈가논의 매출이 내년에는 분기당 100억원에 근접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