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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53% 급등…룰루레몬 주가 '정점' 찍었나

정실장의 해외선물 2023. 12. 21. 09:46

4분기 가이던스 시장 기대 못미쳐도 '사상 최고가'…올들어 54% 급등
글로벌·신규 품목 확대로 성장 모멘텀 주목…목표주가 540달러 제시
일부 애널 "美 애슬레저 시장 정점…시장 기대 과도한 수준"

캐나다 스포츠웨어 업체 룰루레몬이 최근 사상 최고가를 찍고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시장에선 내년도 주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미국 월가에서 내놓은 목표주가(493.92달러)를 단숨에 넘어서면서 "정점을 찍었다"는 의견과 "내년도 실적 성장에 기반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올들어 50%넘게 급등, 목표주가 3% 웃돌아

 

블룸버그에 따르면 룰루레몬 15일(현지시간) 종가는 491.46달러로 올들어 53.4% 상승했다. S&P500지수가 같은기간 22.91% 상승한 것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익률이다. 앞서 룰루레몬 주가는 지난 13일 508.43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이처럼 가파른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 실적 덕분이다. 룰루레몬은 레깅스의 꾸준한 인기와 벨트백 및 기타 의류 품목의 강력한 수요 덕분에 3분기 실적 호조를 나타냈다.

하지만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예상 수준을 밑돌자 일각에선 주가가 정점을 찍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회사측은 4분기 매출을 31억4000만~31억7000만달러로 예상했지만 애널리스트 설문조사에선 평균 31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경쟁사 대비 룰루레몬의 매출 성장세는 견고하지만 탄탄한 고소득층 고객이 의류 대신 여행 등에 지갑을 더 열면서 매출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룰루레몬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메건 프랭크는 "4분기 계획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가복으로 출발한 룰루레몬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충성도 높은 고소득 고객층을 기반으로 레깅스와 기타 스포츠복이 프리미엄 가격에 팔려나가면서 압도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여줬다. 4분기 실적 전망이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잇따라 목표주가를 높여잡았다. 이들은 해외 시장 확대와 탄탄한 시장 점유율이 추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룰루레몬의 매출은 2021년 44억달러에서 작년 62억달러로 급증했고, 올해 81억달러, 내년 95억달러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내년도 영업이익(21억달러)로 올해(13억달러)보다 65%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오펜하이머 자산운용사는 지난 8일 룰루레몬의 목표주가를 기존 450달러에서 540달러로 높였다. 이 회사는 투자자 메모에서 "(룰루레몬은) 지속적인 성장 잠재력과 경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애슬레저 및 의류업계에서 상품기획(MD)을 주도하는 혁신기업"이라고 평가했다.

 

강력한 성장 모멘텀...매출 10배 규모인 '타겟' 시총 맞먹어

 

마켓워치도 최근 룰루레몬의 시가총액(13일 기준)은 636억달러로 미국 대형유통업체인 타겟(638억달러)에 맞먹는 수준이 됐다고 보도했다. 타겟의 올해 매출이 약 1070억달러인 데 반해 룰루레몬 매출은 약 81억달러로 타겟의 10분의 1수준에도 못미친다.


룰루레몬이 미국 애슬레저 분야에서 자리매김을 했지만 여전히 떠오르는 기업으로 인식된다는 것도 미국 증시에서 높은 프리미엄을 받는 이유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의 74% 이상 룰루레몬 주식을 '매수 의견'으로 평가하고 있다. 룰루레몬의 강력한 혁신 품목들이 탄탄한 시장 점유율과 강력한 수익 성장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룰루레몬이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JP모간도 "개인 관리 및 신발 등 새로운 카테고리에 진출한 데다 남성 컬렉션도 성장하고 있어 내년도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일각에선 "현재 주가는 경쟁사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며 "정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제프리스의 랜달코닉은 목표주가를 25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현재 주가 대비 46% 낮은 수준이다. 그는 "미국 소비 둔화를 앞두고 룰루 레몬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너무 높다"며 "추가 상승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레드번애틀랜틱 애널리스트인 에밀리 쿨레지도 지난 12일 목표주가를 340달러로 잡고 '매도'의견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