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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부, 10년-30년물 국채 발행 규모 축소…시장 안정에 기여

정실장의 해외선물 2023. 11. 2. 09:52

뉴욕 월가 표지판 뒤로 보이는 미국 국기 /로이터=뉴스1

미국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은 1일(현지시간) 동반 상승했다.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동결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균형 잡힌 기자회견이 결정적인 랠리의 동인이었으나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발행 계획도 금융시장을 떠받치는 버팀목이 됐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오전 8시30분에 다음주 중장기 국채를 1120억달러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만기가 1년이 넘는 국채의 발행 규모를 전반적으로 늘렸지만 10년물과 30년물 국채 발행 규모는 지난 8월에 밝혔던 것보다 10억달러 줄였다.

이 같은 미국 재무부의 국채 차환 발행 계획은 이전에는 시장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3분기에 미국 재무부가 예상보다 많은 규모의 국채 발행 계획을 발표한 뒤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후 10년물과 30년물 국채수익률은 2007년 가을 수준으로 올라갔고 만기 20년 이상 장기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국 국채 ETF(TLT)는 올들어 14% 하락했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의 국채수익률과 기간 프리미엄 상승을 언급하며 장기 국채 발행에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또 이달 진행된 30년물 국채 경매를 예로 들며 "수요가 약화되고 있다는 초기 신호"라고 밝혔다.

기간 프리미엄은 채권을 만기 때까지 보유하는데 대한 대가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보상을 의미한다.

중장기 국채 발행이 줄면 공급 감소에 따라 중장기 국채수익률은 하향 안정될 수 있다.

미국 재무부는 만기 1년 미만의 초단기 국채의 발행 규모는 11월 말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 차입자문위원회(TBAC)는 2020년 1월에 초단기 국채의 비율을 15~20% 사이에서 유지할 것을 권고했으나 이미 이 비율은 21%를 넘어섰다. 재무부는 초단기 국채가 내년 1월말까지는 계속 권고 비율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2년물 국채수익률은 0.098%포인트 하락한 4.971%를 나타내며 5% 밑으로 내려갔다. 이는 지난 9월7일 이후 두 달만에 최저치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084%포인트 떨어진 4.790%로 마감했고 30년물 국채수익률은 0.048%포인트 하락한 4.974%로 거래를 마쳤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