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94조’ 반도체 설계 강자 ARM, 이르면 9월 나스닥 상장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암(ARM)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해 금융 당국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ARM은 올해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ARM은 이날 오후 증시 마감 후 기업공개를 위한 증권신고서(S-1)를 SEC에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ARM은 스마트폰에 쓰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에서 제작하는 모바일AP의 대부분이 ARM의 기본 설계도를 사용한다.
모바일 칩 설계 분야에서 ARM의 점유율은 90%가 훌쩍 넘어 압도적인 강자로 꼽힌다.
업계에선 ARM의 기업가치가 600억∼700억달러(약 94조원)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소프트뱅크가 비전펀드의 ARM 지분 25%를 인수할 당시 기업가치 평가금액은 640억달러였다.
이날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ARM의 2023회계연도 매출은 26억7000만달러(약 3조6000억원)로 전년(27억달러) 대비 소폭 감소했다. 순이익은 5억2400만달러(약 7000억원)였다.
업계에서는 올해 9월로 예상되는 기업공개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올해 미 최대 IPO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2016년 320억달러(약 43조원)를 들여 ARM을 인수했으며, 이후 2017년 지분 25%를 80억 달러(약 10조7000억원)에 비전펀드1(VF1)에 매각했다.
이후 2020년 9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ARM을 400억달러(약 53조6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으나, 각국 경쟁 당국의 반대로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현재 소프트뱅크는 ARM 기업공개를 앞두고 VF1에 매각한 지분 25%를 재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